대전교구 창조시기 개막 생태경제 부문 성심당 2023.9.1.
밀가루 두포대의 기적
1956년 대전역 앞 찐빵 집으로 시작해 EoC기업이 된 성심당 이야기를 나누고자합니다.
1.창업주이야기 (암브로시오,말가리다)
“주어라 ,그러면 받을 것이다“
함경도 함주에서 독실한 카톨릭 신자였던 창업주(고, 임길순 암브로시오, 한순덕 말가리다)는 북한에서는 더 이상 종교의 자유도, 가족의 안전도 보장될 수 없다고 판단하여 1.4후퇴 때 피난길에 올랐습니다. 전쟁으로 모든 육로는 막혀 있었고 마지막 희망은 흥남부두의 마지막 배인 메러디스 빅토리호 뿐이였습니다.
죽을지도 모르는 상황에 기적처럼 배에 탄 창업주 부부는 “주님! 저희 가족이 살아서 남한에 가게 된다면 남은 생은 가난한 이웃을 위해 살겠습니다.”라고 기도를 바쳤고, 이 기도는 창업주 부부가 돌아가실 때까지 지킨 하느님과의 약속이었습니다.
어려운 피난살이 후 서울로 가던 중 기차고장으로 대전에 내리게 되었고 무조건 대흥동 성당을 찾아갔습니다. 그 당시 오기선 신부님께서는 원조 밀가루 2포대를 주셨고 그 밀가루로 대전역 앞에서 천막으로 찐빵 집을 열었습니다.
우리 가족도 가난하고 배고픈 생활이었지만 하느님과의 약속은 하루도 빠지지 않았고 이러한 나눔의 삶은 67년째 이어지며 직원들 사이에도 자연스런 나눔의 문화가 되었습니다.
두 분의 삶은 무조건 “주어라. 받을 것이다”의 복음에 대한 전적인 믿음이었고 하느님께서 주시는 백배의 상은 저희들이 매일매일 체험하고 있습니다.
2. 2대 경영 (임영진 요셉, 김미진 아네스)
“둘이나 셋이 내 이름으로 모이는 곳에 내가 함께 있겠다.”
80년대에 가업을 이어 받고 히트상품인 튀김소보로 개발 등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회사는 더욱 성장했습니다. 하지만 내면적으로 부족함을 느끼던 중 본당신부님이셨던 유흥식 라자로 추기경님을 통해 포콜라레운동을 알게 되었습니다. 유아세례로 몸에 벤 신앙이었지만 포콜라레영성을 통해 복음을 생활안에서 실천하는 것과 우리 사이에 예수님을 모시는 것은 매우 신선하였습니다. “둘이나 셋이 내 이름으로 모이는 곳에 내가 함께 있겠다.”라는 복음은 우리사이에 예수님의 이름으로 모이는 곳에 늘 당신께서 함께 하신다는 말씀이니 이 복음을 믿으며 우리사이에 늘 예수님이 계시도록 했습니다.
회사의 방향을 결정할 때도, 가족들안에서도 예수님이 함께 하심을 믿었습니다, 회사를 경영하면서 직원들과도 가족 같은 빵집을 꿈꿔왔지만 경영주와 직원의 입장은 달랐습니다.
3.EOC-모두를 위한 경제를 만나다.
"모든 이가 다 좋게 여기는 일을 하도록 하십시오”
그러던 중 1999년 포콜라레에서 주최하는 국제 EoC 학교에 참가했습니다.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동안 심장이 쿵쾅거려 쉬는 시간마다 우리는 경당에서 느낀 점을 바로바로 나누었습니다. 그때 자신의 직업을 통해 자신이 속한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비전을 보게 되었고, 우리가 돈을 버는 이유가 단지 내 가족과 직원, 우리 회사만이 아닌 이타적인 시각으로 경영해야 하는 책임감을 갖게 되었습니다.
EoC를 알기 전에도 단지 신앙인의 양심에 어긋나지 않게 사업을 해왔지만 EoC 기업방식을 알고 난 후 빵은 그 이상의 가치로 보였습니다.
EoC 학교를 다녀온 후 곧바로 회사의 목표를 로마서 “모든 이가 다 좋게 여기는 일을 하도록 하십시오” 로 정했습니다.
흔히 서비스업에서 고객은 왕이다 라는 기존 개념을 넘어 모든 이가 누구일까에 집중하였습니다. 모든 이는 남 –녀-노-소, 가난한 이- 부자 그리고 고객-직원-협력업체 ,같은 업종에 종사하는 잠재적 경쟁자. 회사를 떠나 창업하는 직원들까지 우리가 만나는 모든 이 안에서 형제애를 실천하고자 했습니다. 그리고 2001년 로쏘주식회사로 법인 전환하여 투명경영을 목표로 전 직원에게 매출과 결산을 공개하며 100프로 정직한 납세를 시작하였습니다. 이 당시 회사는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던 동생의 부도로 인해 50억의 부채가 있었고 재무상태가 매우 어려웠지만 우리는 용기를 내어 EoC기업방식으로 살고자 노력했습니다.
이 시기에 회사는 많은 부채와, 신도심 개발로 인한 원도심 이탈현상과 그로 인한 매출감소로 어려움이 있었는데 활기가 빠진 거리를 보며 왜 하필이면 이 곳에서 빵장수를 할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창업주께서 67년 전 상권이 전혀 아닌 이곳에 오직 성당의 종소리를 듣고 신앙생활 하기 위해 이전한 이유가 분명히 있을 것이다.,그렇다면 대전의 원도심에서 우리가 해야 할 몫이 반드시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4. 2005년 화재- PROJECT "PASS-OVER"
1월 설날을 앞두고 엎친데 덮친격으로 공장에 큰 화재가 났습니다. 저녁미사를 마친 후 불타는 것을 보며 뛰어가다가 다시 발길을 돌려 성당으로 가 성체 앞에서 “주님, 당신만이 나의 유일한 행복이십니다” 라고 말하며 흐르는 눈물을 훔치고 다시 화재현상으로 갔습니다.
활활 타는 불을 보았고 순간 모든 것이 끝일 수 있겠구나 생각했지만 마음은 평화로왔습니다. 모든 것이 끝이구나 생각하던 순간 전혀 예상치 않은 일이 일어났습니다. 화재 다음 날 직원들은 “잿더미가 된 회사 우리가 살리자” 라는 플랜카드를 만들고 화재 현장을 복구해 나가며 우리는 진짜 한가족이 되어갔습니다.
매장 공사를 할 때에도 멋지게 잘하고 싶은 마음이 컸지만 부자가 와도 초라하지 않고, 가난한 이가 와도 주눅 들지 않는 따듯한 가정과 같은 빵집을 만들자 결정했습니다. 이렇게 정체성을 찾은 성심당은 재 오픈 후 30%의 매출이 늘었습니다. 대전 시민들은 성심당을 응원하며 찾아주셨고 직원들도 자신감을 되찾았습니다.
5. 무지개프로젝트- EOC 기업방식을 담다.
EOC기업으로 더 구체적으로 경영주와 직원이 함께 할 수 있는 실천지침을 7가지 색으로 분류하여 만들었습니다.
-RED:재화를 통해 올바른 경제활동을 한다.
-ORANGE:모든 이가 다 좋게 여기는 일을 한다
-YELLOW: 나라의 법규와 회사의 규정을 지킨다.
-GREEN:정직한 재료와 환경보호로 인간의 존엄성을 지닌다.
-BLUE: 조화롭고 아름다운 환경을 만든다.
-NAVY: 모두가 모두를 위해 자신의 분야에서 전문가가 된다.,
-VIOLET: 한가족으로 생각의 일치와 공유를 이룬다,
회사는 1년에 하나의 색을 정해 더 집중적으로 실천하고 있는데 초록색 환경부분을 구체적으로 실천하게 된 계기가 있습니다.
6.에코성심 프로젝트-불편해도 환경, 귀찮아도 환경
2018년 10월 로마에서 열린 예언적 경제(Prophetic Economy) 포럼에 참여한 후 기업은 돈이 중심이 아닌 지구를 살리는 경제방식을 택해야 함을 깨닫고 하늘이 보여주는 이 시대적 징표를 기업안에서 실행해야함을 깨달았습니다. 돌아오자마자 귀찮아도 환경! 불편해도 환경! 이라는 슬로건아래 우리 눈앞에 놓인 환경과 가난의 문제에 대해 고민하며 책임과 절박함을 가지고 당장 우리가 시작할 수 있는 것부터 하나씩 만들어갔습니다.
2019년부터 3년간 진행한 내용입니다.
1)그린데이 매월 15일
서랍 속 잠자는 나무젓가락 (14.000개) -빵집 앞 떡볶기 가게에 나눔,
안먹는 약 (23.46KG)보건소. 종이백(리유즈코너 운영)
폐건전지(12.222 개)구청. 플라스틱용기(락앤락과 연계)회수
일회용 빵 칼(1.800.000개- 제공 중단 ) 물휴지-제로 (고객에게 제공안함))
우산 71개. 도서113권. 볼펜 316개.안쓰는 물건 보따리싸기. 회전 등등..
2)에코그린기사 (한가족 사내신문) 1068건
매주 발행되는 회사 신문에 집과 회사에서 에코 삶을 살은 기사를 올리고 공유하며 직원들 중에는 에코 오지라퍼와 에코투사 같은 에코활동가들이 한 달에 한번 씩 만나 자신의 매장에 대한 에코활동을 나누고 있습니다.
3).에코 워크샵 (지구를 지켜라 -어린이 워크샵)
고객들과 꾸준히 환경 워크샵을 하고 있습니다. 어린이들과 왜 환경을 살아야하는지 토의합니다. 빨대거북이 영상을 보고 빨대 사용 안하기를 약속하기. 직접 에코챌린지 카렌더를 만들어 집에서나 학교에서도 지속적인 환경을 실천하는 기회가 되도록 합니다.
4) 세상과의 연대 (우유팩-환경공단. 지자체. 타 제과점. 성당.아파트와 함께
우유팩 14톤 / 30년산 나무 280그루 보존 / (2022~2023.7)
빵 집안에서 지속가능한 환경활동은 무엇일까 고민했습니다. 한달 평균 7만1천개의 우유팩을 사용하는 우리가 정확한 분리배출을 한다면 많은 나무의 자원을 절약할 수 있을텐데..그러나 고강도의 육체노동을 하는 셰프에게 우유팩 분리수거와 배출을 요청하는 것은 무리였습니다. 그렇다고 포기할 수도 없었기에 먼저, 살고 있는 아파트와 성당에서 경험치를 쌓고, 이 경험을 제가 속한 부서에 공유했더니 저희 팀 50명이 참여를 희망하였습니다. 에코 기사에 경쟁하듯 매주 인증샷이 올라왔고 얼마 되지 않아 전 매장 우유팩을 분리 배출하겠다고 하였습니다. 사랑의 경쟁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는 또 다른 업무가 되어 힘들었습니다. 마침 환경공단과 MOU를 맺게 되면서 지자체에서 수거차량지원으로 전 지점 수거는 물론 대전의 다른 빵집 두 군데도 함께 동참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개인으로 시작하여 회사, 그리고 지역 빵집들이 연대를 맺고 지자체의 시스템이 만들어진 좋은 사례가 되었습니다.
7) 사랑의 챔피언,(2000건/1년) 에코챔피언 (1068건/1년)
회사에는 가장 중요한 두 개의 챔피언 제도가 있습니다.
첫째- 동료간에 서로 사랑하는 것.
이는 인사고과의 40%를 차지할 정도로 회사 지침 중 가장 우선 시 됩니다.
둘째- 에코의 삶을 사는 것.
연말이 되면 회사 시상 중에 가장 영예롭고 큰 상으로 사랑의 챔피언과 에코 챔피언을 수상하고 매년 이러한 경험담들은 책으로 발간됩니다.
사랑의 참피언 제도는 점차적으로 퍼져나가 국내는 물론 해외제과업체에서도 복음정신을 바탕으로 한 EOC기업방식을 배우러 오고 있습니다.
8)자신의 직업을 통한 평신도의 역할
67년 전 밀가루 두포대로 시작한 찐빵집이 전국에서 방문하는 빵집이 된 이유는 뭘까? 생각해 봅니다
단순히 복음을 자신의 일터에서 실천하고자 했고, 직원과 고객을 사랑하고자하면서 자연스럽게 사랑과 나눔의 문화가 차곡차곡 쌓여갔습니다.
성심당이 전국적으로 알려지면서 주변 상점과 주차장은 붐비기 시작했고, 한산하던 거리는 활기를 되찾았습니다. 주말이면 대전을 방문하는 관광객도 늘어났습니다. 이렇듯 작은 빵집하나가 빵을 통해 도시가 변화되는 것을 보며 누구나 자신의 직업과 일을 통해 사회적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9) 마무리의 글
“내가 만약 모두를 위한 경제, EOC를 알지 못했다면 그저 성공한 착한 빵집 사장으로 남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EOC를 알고 난 후 저는 자신의 직업을 통해 공동선을 이루고 ,
보편적인 형제애를 살 수 있어서 기쁩니다.
앞으로도 저는 나의 일을 통해 모든 이가 다 좋게 여기는 일을 할 것입니다.
(임영진 요셉-어느 인터뷰의 글 중에서.. )